“브런치” 상표, 과연 누구나 쓸 수 있을까요? 뻔한 상식 뒤집는 상표권의 함정

많은 분들이 “브런치(Brunch)” 같은 일상적인 단어는 상표 등록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등록되더라도 누구나 쓸 수 있을 거라 여기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2019년 대법원 판례(2019허6556)는 이런 통념을 보기 좋게 깨뜨렸습니다. “브런치”라는 흔한 단어가 특정 서비스에서 상표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 놀랍지 않나요?

이 판례는 단순히 “브런치” 상표 등록 여부만을 다룬 게 아닙니다. 상표권의 본질, 즉 ‘식별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해요. 단순히 국어사전에 있는 단어라고 해서 무조건 상표 등록이 거절되는 건 아니거든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와 결합했을 때, 소비자가 특정 출처를 연상하게 만들면 식별력이 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브런치” 상표, 무엇이 문제였을까?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브런치’라는 상표를 출원한 A사는 해당 상표를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제공업’ 등 여러 서비스업에 사용하려 했어요. 특허청은 ‘브런치’가 일반적인 식사 메뉴를 지칭하는 단어이고, 해당 서비스업과 관련성이 있어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해 등록을 거절했습니다.

A사는 이에 불복하여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역시 기각되었고, 결국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허법원은 ‘브런치’라는 단어가 통상적인 의미로 사용될 뿐, 특정 서비스업의 출처를 나타내는 식별력이 없다고 보아 A사의 청구를 기각했어요. 여기까지 보면 특허청과 특허법원의 판단이 일관되어 보이죠?

대법원의 반전: 식별력 판단의 새로운 기준 제시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브런치’라는 단어가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제공업’ 등과 같은 서비스업에서 일반적인 용어로 사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즉, ‘브런치’가 단순히 아침과 점심 사이 식사를 의미하는 것을 넘어, 특정 정보 제공 서비스와 결합했을 때 소비자들이 그 서비스를 특정 출처로부터 제공받는다고 인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 겁니다.

이 판례가 중요한 이유는 상표의 식별력 판단 기준을 더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입니다. 특정 단어가 일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더라도, 해당 단어가 사용될 서비스업의 성격이나 소비자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식별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거죠. 단순한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상표의 식별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내 브랜드 이름, 정말 안전할까요?

이 판례를 보면서 많은 창업자분들이 자신의 브랜드 이름은 과연 안전한지 고민하게 될 겁니다. “우리 회사 이름도 일상적인 단어인데 괜찮을까?”, “특허청에서 거절하면 끝 아닌가?” 같은 생각 말이죠.

사실 많은 스타트업이 브랜드 이름을 정할 때 단순히 예쁘거나 기억하기 쉬운 단어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상표권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접근은 매우 위험할 수 있어요. 일상어가 아닌 독창적인 단어, 혹은 일상어라도 상품/서비스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상표 등록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만약 불가피하게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면, 이 판례처럼 해당 단어가 사용될 상품/서비스와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소비자들이 해당 단어를 특정 출처로 인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상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제가 본 스타트업은…

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오늘의 밥상’이라는 상표를 출원했다가 거절당한 사례가 있습니다. 특허청은 ‘오늘의 밥상’이 단순히 그날의 식사를 의미하는 관용적인 표현이며,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했죠. 이 스타트업은 결국 상표를 변경해야 했고, 브랜딩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다시 투자해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상표 등록은 단순히 서류 한 장 접수하는 일이 아닙니다. 초기 브랜딩 단계부터 상표권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나중에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어요. “브런치” 판례는 바로 그런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아이디어를 지키고 싶다면, 상표권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다음번에도 흥미로운 IP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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